혜화, 동 - 영화를 보고

Posted at 2011/11/20 14:43 // in movies & book // by Baezzie

새벽 한두시쯤 티비를 켰는데 KBS에서 독립영화관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영화를
상영해주고 있었다. 독립영화니 아는 얼굴의 배우도 없고 화려할 것 없는 그런 덤덤한 화면이라
리모콘으로 휙 돌릴법도 한데

1) 일단 혜화 라는 이름의 여주인공이 너무 예뻤고 (물론 피부도 피테라에센스 광고감)
2) 꼬물거리는 어린 강아지들이 잔뜩 나와서 시선을 자꾸 사로잡았으며
3) 단순한 스토리인데 시간의 배열도 다채롭고 부분부분 자꾸 응? 왜? 뭐지? 뭐여?
    궁금증을 유도하는 그런 짜임새있는 사건의 배열덕에 결국 난

새벽 3시를 넘을때까지 이 영화를 보게되었다.

혜화가 키우는 개 이름은 혜수.


과거의 혜화는

21세기 세상에 환영받지 못할 고등학생들의 사랑으로
사랑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임신이 생기고

아기와 함께 남자친구와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캐나다로 떠났다는 소식만, 그의 엄마에게 듣게 된다.


그 과정에서

현재의 혜화는

좌절하고 생의 의욕이 크게 없어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고
갑작스레 그 앞에 나타난 그 남자친구가 그리 반갑지도, 달갑지 도 않다.



혜화라는 인물이 참 인간적으로 끌렸다.
우리가 흔히 막장류에서 보는 이야기 전개는 임신을 외면한 남자를 대하는 여자는
그 남자를 크게 원망하고 피해자가 되어 본인의 삶 중 큰 부분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반응했지만
혜화는...
물론 그런 마음도 기본적으로 있었겠지만
몇년만에 돌아와
'미안해'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가 예상하는 이 나쁜놈아 이제와서 미안하면 뭐 어쩌라고! 가 아니고
'무섭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어..'
라는 조금은 내 생각보다 어른스러운 말로 큰 감정의 흔들림이 없다.


혜화가 정말 감정적으로 흔들리고
오열을 토하는 것은

자신과 관련된 것.
자신의 아이라고 생각한 아이를 보았을 때.
자신이 못해준것을 생각할때.
남이 아닌 내 탓을 해야할때 정말 슬퍼하고
미친사람처럼 정교하다.


영화내내 혜화가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는 혜수를 거칠게 다른사람에게 줘 버리고
그 와중에 혜수의 딸 흰강아지가 꼬물꼬물 기어나오면서 혜화에게 원인모를 위로를 주고
삶에대한 희망을 주고 그런식으로 영화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그저께는
누가 늦가을 추천 영화래서
조지클루니가 미셸 파이퍼랑 나오는
one fine day 라는 영화를 봤는데
확실히 조지클루니의 달콤한 미소는 좋지만


어쩐지 그냥 혜화, 동 이 영화가
더 늦가을의 정처없는 기분을 확실히 느껴주게 할 것 같아
난 더 추천한다.



2011/11/20 14:43 2011/11/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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