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빨래

Posted at 2006/10/30 17:57 // in journals // by Baezzie



어제 새벽에 도착해서 얀이 사진 바로 달라고 하는 바람에 다섯시에 자버렸다.
필리핀 사진과 더불어 예상치 못한 옛날 사진들이 튀어나와 버리고
사진을 다 정리한 후에도 내 깜씨가 고작 55GB밖에 안된다는 사실과
내가 일년도 안된 이시점에서 50GB를 모두 썼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이리저리 깜씨 안에 것들을 삭제하느라.

아무리 빽을 쓰고 심호흡 크게 해서 눈 딱감고 많이 지워도
택도 없다. 1 GB나 지웠나. 아무튼.

눈뜨니까 열시 -
엄마한테 잘 다녀왔다고 안부전화 하구.
차마 필리핀에서 코코넛 먹다가 마케팅 중간고사 볼때처럼 쓰러져 기절했다는 이야긴 못하고.
모험담은 살짝 줄이고 재미있는것만 발라서 살짝 이야기하고.
수능 보는 종원이 걱정도 스리슬쩍 되고.

빨래 건조기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흰티를 꺼냈는데
너무나도 뜨끈 뜨끈 했다.
나도 모르게 얼굴을 폭- 파묻어.
땀이 질끈 날것만 같은 그 기분좋은 따뜻함, 아니 따끈함.
엄마가 해주는 빨래랑은 다른 냄새라 어딘가 모르게 낯설지만
그래도 그리도 포근한.

마치 필리핀에서 홍콩으로 돌아오는 길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과는 달리
어딘지 모르게 낯설긴 하지만 그래도 어쩐지 조금은 그리웠던.
음 사실 조금 많이 그리웠던.
내가 있을 곳으로 돌아가는 기분처럼.


인턴쉽 열심히 알아보느라 어느덧 오후가.

에 사실 정지랑 오랜만에 수다랑. 친구들 다 잘 살고 있는지 일촌순회한번 하느라.
다들 너무 보고 싶어- ...



팅은 낮잠 자다말고 깨서 나한테 꿈에 내가 나왔다고 횡설수설한다.
어떤 아이가 팅과 나를 가두려 하는데 팅은 걱정했고 나는 전혀 모르고
신나게 수영하고  놀았다고. 무서운 꿈이었다고 하더니 게다가 저녁 약속도 늦었다고
한번더 횡설 수설하고 저녁에 봐 - 하고 나갔다.



나는 어디에서 어떻게 있어야 행복할까?
행복에 못이겨 콸콸 흘러내리는 기쁨을 부어낼 수 있을까.

2006/10/30 17:57 2006/10/3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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