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Posted at 2007/06/16 01:49 // in music // by Baezzie


하루 종일 병원에 있다 보니까
티비는 내 친구가 되어버렸다.
마음으로만 언론인 언론인 이러던 차에
겸사 겸사 각 방송사에서 어떤 프로그램들을 하는지
드라마 줄줄이 꿰는 것은 물론 말로만 듣던 인간극장, 연애인, 그곳을 가다 등 다 보고
신기하게도 아침에 대충 쓱 본 신문 만으로도 그날 아침 뉴스부터 저녁 뉴스까지 나오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90% 이상 알아버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중간에 그냥 가끔 신선하게 한두개 중요한 꼭지가 있으면 간단하게 끼워지고.
중요도는 주로 경제관련 , 형사관련, 흥미관련, 그리고 국제 관련 순으로 다뤄지는거 같고
신문에서는 매일 매일 방대한 자료로 이러쿵 저러쿵 다루어지는 정치 이야기는 그냥 몇초만
언급만 하고 지나가버리더라. 사족이지만 요즘 박근혜씨 너무 싫으십니다. 정말 너무. ㅡ
그런식으로 네거티브 페이스로 나가는 방법에도 옴창 실망했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유치하게 쓰는 상대방 깎아내리기 유세가 나름 17대나 되는 대선에서 아직도
스리슬쩍 먹히는 우리의 대선 분위기도 날 슬프게 하고
또 초연하게 당당하길 바랬던 명박 후보님의 초초해하는 반응도 마음 아프고.

엑. 서두가 완전 길어버렸네.
제목이 이외수인것처럼 인간극장에서 다뤄준 이외수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사실 이외수라기 보다는 이외수의 가족, 특히나 그 미스 강릉 출신이었다는 그 부인에 대해.


길을 가다가 머리 스타일이 조금 길거나 헝크러짐의 미학을 즐기는 사람만 보면
우리 엄마는 맨날 어머 이외수다 라고 하셨기에 내가 이토록 이외수라는 이름이 익숙한지도 몰라
마광수와 헷갈릴 뿐만 아니라 사실 이외수의 소설 하나도 안 읽었거든.


산속에 집 짓고 가끔 낚시하고
어쩌다 글씨체 만들어 달라 의뢰가 들어오면 문하생 부리며
나무 젓가락에 먹물 좀 묻혀서 글씨체좀 만들어볼까 - 쭈그리고 가갸거겨 써보다가
작업실이 포함된 횡할만큼의 넓다란 집에서 드르렁 자버리면 된다.
이외수 표 헤어스타일 고수하며.

근데 그렇게 원하는 것만 하며 살수 있어 너무도 편해보이는 삶은
그 뒤에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 삶이다.
미스 강릉이었다지만 그 흔적은 지금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이
볼품없어져버린 그의 아내는 세월이 지나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저절로
'만능맨' 이 되었다고 하면서
낚시대를 능숙한 솜씨로 손보고 있었다.


이유는 진부하고 간단하다.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 해주면 좋아하니까 -


참 질릴만도 한데.
그 시옷 리을 들어가는 단어.


나에게는 복잡해보이고 심오해보이기만 하는 인생이란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그냥) 이라는 말과
(너무 진부해 쓰기도 싫은 단어) 를 쓱 더하고는
간단하게 낚시하며 살 수도 있는 건가 보다.


2007/06/16 01:49 2007/06/16 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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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샥시

    2007/06/16 11:27 [수정/삭제] [답글]

    왜 병원?

  2. MZX

    2007/06/16 15:12 [수정/삭제] [답글]

    에에.. 그러게요.. 병원엔 무슨일루? ;;

  3. 싼타

    2007/06/16 17:01 [수정/삭제] [답글]

    왜병원이야??!!

  4. t1000_불끈

    2007/06/16 21:47 [수정/삭제] [답글]

    배지. 어디 아프군요. ㅠㅠ
    황도 사들고 병문안 가고 싶다. 정말루...(먹고싶은게 뭐죠?)
    글을 보니 또 뭔갈 정리하구 계시군요.
    그것보단 차라리 재미난거, 맛난거 먹으면서 창문너머 시원한 바람을 즐기는게 어때요!
    남의 "복잡하지도 심오하지도 않은 인생" 에 리듬 빼앗기지 마시구요~.
    사실 우리의 인생은 "언제 맘 바뀔지 모른다는거" 예요.
    그래서 사랑도 위험하긴 하지만, 그래도 사랑없인 못사는게 우리들이잖아요.
    지금은 일상에서 고민많은 배지이기에 이런거 몰라도 되지만, 어떤 삶은 내공이 쌓일수록 단순해져 보이기도 하더라구요.
    배지.
    이 좋은 여름밤, 나약한 환자의 맘으로 병원에서 읽을 수 있는 최고의 글을 추천하면서..., 아프지 말고 불끈, 화이팅!!

    “ 길 잃은 날의 지혜 ” 박노해

    큰 것을 잃어버렸을 때는
    작은 진실부터 살려 가십시오.

    큰 강물이 말라갈 때는
    작은 물길부터 살펴 주십시오.

    꽃과 열매를 보려거든 먼저
    흙과 뿌리를 보살펴 주십시오.

    오늘 비록 앞이 안 보인다고
    그저 손 놓고 흘러가지 마십시오.

    현실을 긍정하고 세상을 배우면서도
    세상을 닮지 마십시오 세상을 따르지 마십시오.

    작은 일 작은 옳음 작은 차이
    작은 진보를 소중히 여기십시오.

    작은 것 속에 이미 큰 길로 나가는 빛이 있고
    큰 것은 작은 것들을 비추는 방편일 뿐입니다.

    현실속에 생활속에 이미 와 있는
    좋은 세상을 앞서 사는 희망이 되십시오.

  5. baezzie

    2007/06/17 02:12 [수정/삭제] [답글]

    ^^ 전 아프지 않지만 아팠다 하더라도 막 벌써 다 나아버렸을 것 같은데요? 고마워요 다들 -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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