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AM의 성찰 .. 혹은 변덕

Posted at 2007/07/10 00:23 // in journals // by Baezzie


나의 까만 정수리에 약 5도 정도만 더 열을 가하면
화르르... 하고 발화점이 지나 불이 붙어버릴 것만 같은
오늘 낮의 뜨거운 날씨.

그 태양의 내리꽂는 활들로 부터
두꺼운 미시경제 책을 방패막이 삼아 얼굴을 가려가며
학교 앞 이곳 저곳 옮겨가며 하루종일 긁적이며
생산량 수요량 균형 가격 구했다.
그렇게 조금은 떠들면서 웃기도 하면서 하루를 소로록 써버렸다.

에어컨이 강한 탓에
날이 저물어 가면서 슬슬 추워진다 싶더니
버스를 갈아타면서는 후드득
빗방울까지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괜찮아요,
작은 빗방울들에 옷을 조금 적셔가며
집을 향해 오르는 계단에서 부터

난데없는 겨울바람이 비와 합세하며
내 체온을 무섭게 빼앗아가기 시작한다

정말 잠깐이었겠지만
따뜻하라고 입은것이 오히려
차가운 비를 내 몸에 더욱 찰싹 붙여놓곤

그 검은 공기 속으로
나의 체온을 마구 퍼주고 있는 그 모습이란
정말

공포-


고 잠깐 사이에 얼어죽지 않을거란 건 알지만
정체 불명의 두려움에 정신까지 홀딱 빼서
배 안에 그리움만 잔뜩 심어버린다


괜찮아요 할 때부터
그림자처럼 숨어있던
안 괜찮아요- 목소리가 커지면서.




내가 들으면 가장 난리 쳤던 부모님의 꾸지람
'너는 너가 하고 싶은거만 다할래?' 를 들을때마다 항상
다 하지! 못 할게 뭐있어! 라고 허공에 손 휘휘 내젓던 내가

쫄딱 젖은 팔로 문 열고 집으로 들어서는데
어쩐지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것만 같던 그 꾸지람이
그냥 슬며시 이해가 되려고도 하며 슬금 슬금 다가오길레
막바로
모기 한 마리 손 벽으로 탁 쳐서 터뜨리듯 그 생각 찍 눌러버리고
방안에 뛰어 들어와 모른척 하며 잠이 든다.


오늘 같은 밤은
베개가 머리를 흡수한다





2007/07/10 00:23 2007/07/1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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