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마음대로 훌쩍 방을 뛰쳐 나가 사람들이 복잡한 거리로 나갈 수 있다 해도
엿듣지 않는 척 엿들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 없어 너무 갑갑하다
나의 작은 노트북 화면이 갑갑하고 작은 방이 갑갑하고
작은 책상과 의자, 작은 내가, 작은 글씨가 갑갑하고 작은 홍콩이 갑갑하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반포에 있었더라면 흑석동에 있었더라면
이대앞에 있었더라면 홍대에 있었더라면 한강 둔치에 있었더라면
아무도 없이 모래알만 가스락거리는 세화여고 운동장에 홀로 덩그러니 누워있었더라면
너무 오랫동안 여행을 떠나지 않아서 인가
가슴에 털이라도 무성하게 피어오른 마냥 너무 북실하게 갑갑하다.
손과 발은 차고
낮잠을 자고 일어나도 시금치처럼 작게 껴있는 찌글한 두통과
지금 내가 마땅히 하고 있어야 할일들을 잊고 싶은 머리는 텅텅 하얗고
목과 오른쪽 어깨 사이의 가느다란 바이올린줄 같은 힘줄의 땡김.
28일 이후 한국에 내가 있다고 해도 달라질건 그리 크지 않다는걸 더 잘 알아서
그냥 더욱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얗게 가볍게 마네킹처럼.
누구와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도,
내 생각의 전환을 하고 싶은 것도,
무엇을 더 알고 싶은 것도
더 결론 짓고 싶은 것도
그 무 엇 도 아 니 다
그냥 아무런 이 유 없 이
따라서
방 법 도 없 이
그냥 그렇게 하얗고 그렇게 하얗고 하얗고 하얗게 그렇게 그렇게.....
welcome to bazzi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