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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하철 3호선의 난투극 2007/06/12

지하철 3호선의 난투극

Posted at 2007/06/12 02:57 // in journals // by Baezzie
 
오늘도 열심히 국어공부를 하고 일찌감치 집에 가려는 날 보며

내일 시험이 두개라 중도에서 밤을 새야한다며 울상지으며 볼이 부어있는 친구에게
 
힘내라며 뻥튀기와 초콜렛을 품에 안겨주고

간만에 꺼낸 내 까만 아이팟의 엄청난 선곡 능력에 눈물 흘리며

오렌지색 3호선 안에서 음악에 심하게 취해 거의 막 노래까지 부르려던 찰나.


난투극이 벌어졌다.

어디서?

3 호선 9-2 칸 에서, 그것도 노.약.자. 석에서.

주로 뭐 노약자석 관련 이야기들 많이 들었으니까

버르장머리 없는 젊은이와 이에 분개하는 할아버지의 시대적 아노미로 인한 갈등이라던가

뭐 조는 척 하며 다리 꼬고 앉아있으려다가 앞에 계신 할머니 눈치가 보여 일어나려는데

다리가 저려 꼰 다리 상태 그대로 장애우 마냥 털썩 쓰러져 버리는 바람에

할머니가 왕창 미안해 했다던가 뭐 그런 종류의 싸움이겠거니... 했는데!


아니 왠걸 조금 언성이 높아지더니

정말 액션 영화를 디비디도 아니고 영화관에서 볼때만 들을 수 있는 그

퍽! 퍽! 퍼버벅! 하는 소리들이 마구 튕겨져 나오는 것이었다!!!

놀란 가슴에 귀에 꽂힌 이어폰 팍 잡아 빼고 사건의 현장에 가까이 가보니


아니

백발도 몇 가닥 남지 않은 할아 버지 두분께서 완전 치고 받고 싸우시는 것이었다..

원인도 잘 모르고 어쩌다 그렇게 된 일인지 전혀 예상 할 수 없었지만


정말 그 액션 영화같이 코피를 줄줄 흘리며

주먹을 턱에 제대로 꽂으며 이단 옆차기 솜씨를 발휘하는

할아버지들의 모습은 정말 제대로 충격적이었다.

말리는 아져씨 와이셔츠에는 피가 줄줄이 묻어버리고...


결국 한 할어버지가 다른 칸으로 옮겨가면서 상황은 종료되었지만

할아버지 한분이 백다운 으로 콰당 콰당 넘어지면서 남긴 그 3호선 바닥의 희미한 흔적과

아까 말리던 아져씨의 와이셔츠에 붉으스름하게 남은 혈흔,

그리고 다 끝난 상황에도 불구 쿵쾅거리는 사람들의 심장과 기웃기웃한 고개들에

동대입구쯤에서 벌어진 싸움이 거의 금호까지 파급효과를 누렸다.


조금 무섭긴 했지만 ㅠㅠ

아직 이 나라의 백발은 죽지 않았다!! 를 정말 뜨겁게 느낄 수 있었던 하루.

ㅋㅋㅋㅋ.


지금처럼 건강하게만 ^^; 오래오래들 사셔요! 히히히.



2007/06/12 02:57 2007/06/12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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