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릉 쾅쾅

Posted at 2007/04/03 00:27 // in music // by Baezzie



하느님도 배지다컴을 자주 엿보시는게 분명하다

여기다가 비 맞고 싶다고 쭝얼거린지 하루도 안 지나서

오늘 낮에 난데없는 마른 하늘에 빗줄기들이 좍좍 내리붓는걸 보면.


그것도 비만 내리는게 아니라 마치 귀 바로 옆에서 울리는 것처럼 느껴질 만큼

엄청 커다란 우르릉 쾅쾅 천둥과 함께.


워낙에 비를 좋아하긴 하지만

비가 솨솨 내리는데 창문을 활짝 열어 놓고 그 소리와 촉촉함 속에서

낮잠을 자는건 더 좋아한다.


그래서 평소 같았으면 밥 먹고 열나게 중국어 숙제를 했을 열 한시에서 한시 사이에
 
책상에 앉는 대신

빗 소리에 신나 밥 먹는 것도 깜빡하고-

한쪽 귀에만 아이팟을 낀 채

뭉기적 몽기적 포근한 침대로 슬금 슬금 기어들어갔다.



완전 일어난지 몇 시간이나 지났다고

노래 한 곡이 끝나기도 전에 스르륵 잠이 들어버린다.


자다가 슬며시 실눈을 떠 보았을때 무겁도록 비를 머금은 먹구름에,

계속 여기 있으니까 걱정말라고 소근 소근 솨솨 속삭이는 빗줄기에,

어렴풋이 머리맡을 맴도는 로미오와 줄리엣 ost 프랑스어 가사들에


귀찮게 생각 끄트머리를 잡아당기던 해야할일 리스트는

흔적도 없이 녹여버리고



달콤하게 팔자좋게

손목의 시간도 못본척하며

마치 어제 태어난 아가처럼

늘어지게 잘도 잔다 참.



낮잠과 여름비는 정말 환상의 커플이다.


알만하지 않은가,

장마철은 나의 최고 사랑 계절이자

나의 동면 시즌이다. ㅋㅋㅋ.


2007/04/03 00:27 2007/04/03 00:27
  1. 비밀방문자

    2007/04/03 16:18 [수정/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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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aezzie

      2007/04/03 20:00 [수정/삭제]

      나그네는 또 뭐구 또 물음표는 뭐야.
      너무 너스러운거 아니냐구. ㅋㅋㅋㅋ

      또 부끄러운건 또 뭐야 -ㅁ- ㅋㅋㅋㅋㅋㅋ
      구엽긴.

      그래 걱정말고 나와
      5월 이후에는 보고 싶었던 한국에 단단히
      붙어있을 예정이니까.

      아 요새 이상하게
      들어가기 몇주 안 납뚜고
      나 자꾸 정기 놀이 한다 꿀꿀하기 놀이
      이렇게 자꾸 꿀꿀대다가 꿀쑨이 되는거 아닌가 몰라
      꿀꿀 꿀꿀


      빨리 한국에 가서
      서울에 묻혀서
      언제 집떠나 왔었나 싶을만큼
      익숙해져버리고 싶어

      집 아닌 곳이 이제는 조금 지겨워.
      응. 지겨워.
      사실 이젠 아주 쪼------끔 힘들어. 헤헤.

      뭐 너만하겠냐만은.

      그래 나도 짜샤.
      끈질기게 '배지희메' 외쳐주는 너도 보고 싶고
      서울이 참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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