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눈 끝을 지나서 - 관자노리를 지나서 - 광대뼈 위를 지나서
장미처럼 첩첩이 생긴 내 귓속을 파고든다
사실이라 감정이라
마음에서 부풀어 오른 뜨거운 물은
눈 끝을 떠나면서 부터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장미처럼 첩첩이 쌓인 내 귓속에선
씽-
한줄기 시린 바람처럼 차갑다
물이
눈 끝을 지나서 - 관자노리를 지나서 - 광대뼈 위를 지나서
이번엔
거미줄처럼 올올이 엮인 내 검은 머리속을 파고든다
감정이라 사실이라
뱃속에서 부풀어 오른 뜨거운 물은
눈 끝을 떠나면서 부터 속도가 급격히 빨라져
거미줄처럼 올올이 엮인 내 머리속에선
반짝-
이별하는 이의 손길처럼 슥슥. 이내 스며든다
꽃 잎 위의 이슬은
거미줄 위의 물방울은
뿌리를 타고 올라오지 않아
그저 새벽이 아침으로 다시 태어날때
아주 잠시 그 황홀함을 같이 했던,
장미와 새벽의 작은 속삭임의 흔적일뿐
그저 구름이 대지로 돌아가고자 할때
얼키설키 어설픈 그물로나마 붙잡고 싶었던
거미와 구름의 작은 아쉬움의 흔적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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