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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에 해당되는 글 1건
고등학교 친구
Posted at 2007/09/02 01:23 //
in journal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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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일학년때 제일 친했던 친구를 만났다.
그 어느때보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많이 웃다가 돌아왔다.
헤어지는 그 순간이 너무나 아쉬울만큼.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느낌으로 알아지는게 더욱 많아만 진다.
맞는건지 내 추측일 뿐인건지 잘 모르겠지만
분명 말로는 설명할 수도, 굳이 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느낌' 이라는 놈에 의존해서 자꾸 판단을 내리게 된다.
나는 참 다른 사람을 맘 놓고 많이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해서 맘껏 다리 뻗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얼마전에 개봉한 영화 사랑의 레시피에서 캐서린 제타 존스가 맡은 인물이 참 나같은 사람이다.
안 그런 척 하지만
모든 관계가 사실, 나도 모르게 너무나 조심스럽다.
... 뭐가 무서운 걸까?
고등학교때부터 함꼐하고 지금도 자주 보는 아이들에게도
무언가를 숨기거나 못 믿는건 정말 절대로 아니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내 말 한마디가 제대로 전달 되었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지고
괜히 내가 불편을 주는건 아닌지 돌아보게된다.
오히려 더 가까운 관계일수록 나의 이런 성향은 짙어져만 가서
그렇게 신경씀과 동시에 자꾸만
혼자가.. 점점 더 편해져만 간다,
그렇다고 섬이 되고 싶은건 정말 아닌데.
근데 오늘 만난 요 녀석이 또 내 맘을 짠하게 한다.
내가 내 삶에 바빠 정신없던 사이에 내색한번 안해도 내 생각을 해주고 있었던 사람이 있다-
굳이 어떤 따뜻함을 줬는지.
내가 대범한 호랑이인 척 날쌔게 뛰어다니는 내 모습 뒤에서
깽깽 거리며 있는 소심한 흰 강아지 한마리 따뜻한 집 찾은 것 처럼.
그냥 마냥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꼭 무슨말을 해야될것 같지도 않았고
무슨 말을 안해야할것 같지도 않았다.
이런 저런 이야기 떠오르는 대로 거리낄것 없이 흐르듯 풀어내다가
가끔 H 가 떠올려주는 내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내 모습들을
신기한듯 새로운듯 기억을 더듬어보고.
내가 H 와 (자율학습을 땡땡이 치고) 신나서 손잡고
녹음이 무성한 운동장 끝부분을 산책하던 어느 여름날
벤치에 벌러덩 누워서는 내가 H 에게 물어봤단다,
'아는 시 있으면 읊어보라'고.
언어보단 화학2가 좋았던 H, 글쎄- 하고 답하자
내가 시를 읊조렸다고 ............... H는 기억한다.
하지만 이건 H가 기억하는 그 여름날이고
내가 기억하는 건 좀 다르다.
읊조리진 않았고 다만 그 좋았던 햇살과 녹색의 반짝임에 대해 뭔가를 끄적거려서
나중에 H 에게 주었던거 같은데.
그 끄적임은 어디로 갔는지
서랍을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순 없지만
굉장히 그 생생했던 녹색과 반짝임을 살리려고
단어를 또 고르고 고르고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H 는 정말 나와 많이 다르다.
그렇지만 우리가 주고 받는 그 따뜻함만은 정말 많이 닮은 것 같다.
문득,
겁쟁이에게도 볕들날 있겠지 희망을 불끈 품는다.
welcome to bazzi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