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13 20:25 [수정/삭제] [답글]
목련/ 류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 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이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돌리고 서서 푸르른 하늘에 또 눈물을 심었다.
2009/04/28 23:38 [수정/삭제]
어서 변덕스러운 봄이 지나, 뜨거울 여름이 지나, 풍성하고 여유있을 가을이 왔으면 좋겠어. 가을이 되면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갈 수 있겠지. 가을이 되면 한시름 돌리고 여행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 가을이 되면 도자기 컵을 구우러 해이리도 가볼 수 있겠지. 가을이 되면 내년 초를 상상하며 부디 마음이 벅찰 수 있겠지. 그런 가을을 위해 이번 봄에는, 허무같은 사치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 같아. 그저 싱싱한 녹음이 푸르름이 기다려지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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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13 20:25 [수정/삭제] [답글]
목련/ 류시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목련나무 줄기는 뿌리로부터 꽃물을 밀어올리고
나는 또 서러운 눈물을 땅에 심었다.
그래서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을 나는 버릴 수 있었지만
차마 나를 버리진 못했다.
목련이 필 때쯤이면
내 병은 습관적으로 깊어지고
꿈에서마저 나는 갈 곳이 없었다.
흰 새의 날개들이 나무를 떠나듯
그렇게 목련의 흰 꽃잎들이
내 마음을 지나 땅에 묻힐 때
삶이 허무한 것을 진작에 알았지만
나는 등을 돌리고 서서
푸르른 하늘에 또 눈물을 심었다.
2009/04/28 23:38 [수정/삭제]
어서 변덕스러운 봄이 지나,
뜨거울 여름이 지나,
풍성하고 여유있을 가을이 왔으면 좋겠어.
가을이 되면 패러글라이딩을 하러 갈 수 있겠지.
가을이 되면 한시름 돌리고 여행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
가을이 되면 도자기 컵을 구우러 해이리도 가볼 수 있겠지.
가을이 되면 내년 초를 상상하며 부디 마음이 벅찰 수 있겠지.
그런 가을을 위해
이번 봄에는, 허무같은 사치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 같아.
그저 싱싱한 녹음이 푸르름이 기다려지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