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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정화된자들 : play/ cleansed - by Sarah Kane, 1971-1999
2007/10/26
연극 - 정화된자들 : play/ cleansed - by Sarah Kane, 1971-1999
Posted at
2007/10/26 20:04
// in
movies & book
// by
Baezzie
펑펑울었어.
눈이 코 되고 코가 입이 되도록 펑펑 울어버렸다
그것도 소극장 맨 앞에 레깅스 신고 다리 쭉 뻗은 채 입 헤벌리고 정신없이 보다가.
"
너무 감동적이었어
진짜 재미있는 연극이야
너도 꼭 보러가 "
라고 누군가에게 웃으면서 수다떨며 소개하고픈류의연극은절대 아니다
그렇지만
내게 익숙하면서도 찌르는듯한 충격을 준것만은
확 실 하 다 가 슴에 남 아 있 는 걸 보면.
가장 단순하게- 사랑이라는 만질수 없는 존재를
그 그림자라도 조금 느낄 수 있도록, 그 사랑이라는 것의
온기와 끈기를 시험할 수 있도록
사라 케인은 사랑하는 자들을 모두 흰옷을 입은 정신지체자에 투영한다.
두개 이상의 테마가 세심하면서도 무관심한듯 얼키설키 엮여있었는데
나를 그토록 울린건 신정환같이 생긴 배우가 연기한 로빈의 테마였다-
병실내 유일한 여자인 그레이스를 사랑하게되어버린 로빈은
- 너에게 그냥 뽀뽀하고 싶다- 며 사랑하는것 같아, 고백을 어벙하게
사랑에 빠진자 누구나 그러하듯 어설프기 짝이 없게 사랑을 시작한다.
아니, 얼마나 아플지 모르고 그냥 순도 백프로로 사랑을 시작해버린다.
일반인이 아닌 설정이 그의 사랑을 99.9999% 순도로 만들어준다.
나를 더욱 그의 사랑과 그의 아픔에 집중시키게 만들었던 가장 큰 요소인거 같아-
사랑을 할때 갈등을 주는 요소를 상징화 시켰다고 느낀 인물 '팅커'는
정신병원의 소장겸 돌팔이 의사다. 사라 케인 스스로가 그랬던걸까,
끝없이 시련을 외생변수로 투입하며 실험을 꾸민다.
로빈이 그레이스에게 주려고 준비한 초콜릿을 보고 팅커는
그 하트모양 뚜껑을 열어 그 속의 초콜릿을 하나. 둘.
로빈을 향해 무 섭 게 땅으로 던져버린다.
'먹어'
라는 차가운 말한마디와 함께.
로빈은 그레이스에게 주려고 준비한 초컬릿을
로빈, 자기 손으로
땅에 떨어진 그 깨어진 초콜릿을 주워
덜덜 떨며 자신의 입속으로
하나
하나
버려간다.
눈물과 초콜릿에 목은 꺽꺽 막히고
얼굴은 질질 흐르는 침과 녹은 초콜릿이 범벅이되고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준비한 마음을
차마 보여주지도 못하고 자신의 이빨로 부셔 자기 뱃속으로 버려버려야 하는 그 심정이
대체 어땠을까. 내 마음이 터져버릴것만 같았다.
하지마.. 하지마...
로빈이 하지 못하는 말이 내 머릿속과 뱃속을 튕겨져 다닌다
자꾸만 눈물을 밀어낸다
결국 팅커는 초콜릿과 눈물과 식은땀을 뒤엉킨 로빈을
'더러운 변태새끼'로 규정하고 그 잔해를 태우게 해서 모딕불을 피운다
로빈은 자신의 사랑이 타고 있음에 정신빠진 상태에서
그레이스가 등장한다.
그레이스의 눈빛에 로빈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찌할수 없는 어설픈 미소로 당황스럽게 슬픔을 덮으며
추..추워서....
라고 그 사랑이 타버린 이유를 급하게 변명하다.
....
결국 이 연극의 메세지는
느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한마디를 마지막에 공허하게 무대에 던져버렸지만
내겐 그 이상이었다.
극작가는 소설가면
배우는 글씨다.
글씨가 얼마나 살아서 꿈틀거리는지.
그 작가가 쓴 글 속 글씨에 얼마나 뜨겁고 착 맞게 달라 붙어서, 아니 얼마나 잘 눌어붙어서
그걸 보는 사람에게 원래의 메세지를 강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지에 따라
연극이 많이 달라지는것 같다.
물론 원래 기본적으로 '이야기'가 좋아야
무수히 단련을 거친 좋은 배우들을 잘 구해서 써서 좋은 작품을 올리는게 맞지만
많은 피땀과 노력과 투자로 시작해서
시간을 쓰고 마침표를 찍었을때
결국 보여지는 글씨와 배우가
분명하게 또렷하고 섬세하면서도 강해야
정말로 호흡하고 빛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씨는 추웠지만 그리고 보는 마음은 불편했지만
너무나 고마운 연극이었다.
2007/10/26 20:04
2007/10/26 20:04
사라 케인
,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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