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MITTE DES LEBENS - Luise Rinser (생의 한가운데 - 루이제 린저)

Posted at 2007/05/25 02:01 // in movies & book // by Baezzie


나는 그냥 지나가는 말이라도 '아 이건 별거 아니고 그냥 그런거야' 라며
이 세상의 너무나 정교하고 섬세한 것들을 너무 쉽게 단순화 시켜버리는 말을 참을 수 없다.
그래서 반지의 제왕에서 단순히 선/악을 인물별로 좋은 놈 나쁜 놈 규정지어버리지 않고
상황에 따라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인물들을 그려내는걸 보았을 때 나는 너무 신났고 마구 끄덕였다.

비단 선/악 뿐만 아니라
삶에 관한 입장도, 자아에 대한 인식도, 사랑에 관한 관점도
인간이라는 존재는- 아니 생명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무한해서
단순하게 '1+1=2' 혹은 '사랑의 반대는 증오'와 같은 한줄로 규정지어버리는건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단순함이 얽히고 얽혀 점점 복잡해지고
복잡들이 얽히고 설켜 슈퍼 복잡을 만들고
또 슈퍼 복잡끼리 서로 허리와 혀를 휘감아서
우리의 일상을 사는데 쓰는 부분의 뇌로는 상상조차 불가능한,
양자역학으로 설명되는 하이델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처럼
카오스가 우리의 삶을 정말 움직여 나간다고 해도


결국 그 카오스들의 마지막 뒷모습이
처음에 시발점이 되었던 단순이라는 것과 많이 닮아 있기 때문에
사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흑백논리로 살아간다고 해도 별로 큰 문제는 없을것 같다.
누구도 이해 할수 없고 너무나 나만의 이야기로 복잡하고 안 풀릴 실연이었다고 해도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유행가가 너무도 가슴을 꽉 채워버리는것 처럼.

그러나 이 세상에는 간혹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들이 어린왕자처럼 어쩌다 한번씩 태어난다.
이 사람들의 가슴은 너무나 여리고 연해서
발바닥 뒤꿈치 굳은살 같은 가슴을 가진 사람들에겐 모기 물린 가려움정도로 느낄것들이
이들에게는 피가 철철 나는 상처로 다가간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더 자세히 복잡함을 받아들일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대가로
더 아프게 살아간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다.

허나 그로 인해
이 세상의 위대한 마스터피스들이 탄생한다.
조개의 눈물만이 이 세상의 영롱한 진주를 빛 보일 수 있는 것 처럼.


생의 한가운데라는 이 소설은
단순하거나 적당히 조금 생각있는 인물들의 사건위주 이야기들에 지쳐있었던 나의 갈증을
이온음료처럼 너무 솩 풀어주었다. (라라라라라라라라~)

한장 한장이 너무 아까워서 아껴보느라
2주에 걸쳐 조금씩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니나.
니나.

안달루시아에서 태어난 보에미안같기도 하면서 또한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와 같은 국적인 독일의 냄새를 풍기며
또 내가 잘 아는 어떤 한 작은 사람의 차가우면서도 따뜻하고 열정적인 눈을 가졌음이 틀림없는
Nina.

그녀는 루이제 린저가
자신의 어느 한부분에 가지고 있던
이루었던, 혹은 이루고 싶었던 부분들로
창조된 인물이겠지.
나도 언젠가는 이런 내안의 사람을 그려낼 날이 올까?


나는 그 니나를 사랑하는 슈타인의 편지를 읽는동안
니나의 언니처럼 서서히 서서히 녹아들어가는 수 밖에 없어..

정말 사람은 동정심에서는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는걸까?
동정심이 강한 인간의 그 행동은 그 행동의 기지에 있는 것이 동정심이라는 것인데
선행이 선행으로 봐져야 하는 것일까? 측은 지심 또한 중요한 덕목인 것 처럼?


나, 니나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야생적이며, 삶을 삶 자체로 몸으로 느끼며, 또 죽음을 그처럼 죽음 자체로 받아들일
강하고 매혹적인 자-
너무나 부럽고 사랑할 수 밖에 없지만
내 삶은 그렇게 엉뚱한 사람과 삶에 이끌려 결혼하고
정작 몇십년을 나를 사랑하는 한 사람과는
그렇게 고향이 없는 듯한 눈으로 공중에 흩어질 말들만 나누고 싶지 않다.

물론 마지막에 이 책 한권을 이루는
편지들의 저자 슈타인이 니나는 이미 떠나버린 그녀의 집에 도착했을때,
그리고 책의 마지막장에 니나의 무언지 모르게 어딘가 성숙과 함께 희망이 보일듯 말듯한-
그러나 표면의 글씨들은 역시 너무도 담담한 그 편지를 읽으며 끝장을 덮었을때
내 가슴은 터져버릴것만 같았다.


나는 내 삶을 니나처럼 던지기엔
내 행복을 너무 내 손에 꽉 쥐고 놓지 못한다.




 

2007/05/25 02:01 2007/05/25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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