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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해당되는 글 1건
책/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공지영
Posted at 2007/08/13 00:51 //
in movies & book //
by
아.
요즘들어 책이 자꾸만 잘 들어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이하 줄여서 우행시 ) 이 책은 정말 다 읽어가는게 아까울 만큼
정말 재미있고 눈시울을 시큰거리며 읽었다.
작가라는 직업을 처음으로 정말 대단하고 자기만족적 예술에 그치지 않고
사회라는 이름의 다른 사람들에게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직업이구나, 생각했다.
살인 현장을 목격하는 사람은 사형제 찬성론자가 되고
사형 현장을 목격하는 사람은 사형제 반대론자가 된다고 -
사형제도에 관한 영화만 해도 데드맨워킹, 데이비드 게일 등 을 비롯해 여러가지 있지만
영화나 사회적 이슈가 되는 하나의 사건 가지고 우우- 하고 몰려가
내 가치관을 정해버리기는 어쩐지 싫어서 최대한 그 관점들을 인정하되
쉽사리 내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경계했던 편이었다.
영화 데이비드 게일만 해도 정말
상상치도 못한 반전과 엄청나게 탄탄한 플랏 그리고
치밀한 두뇌 게임이 삽입되어 있어서 입을 딱 벌리고 우와... 했던 영화였지만
그렇다고 이제부터 나는 사형론 폐지론자. 라고 단정짓고 싶지는 않았다.
우행시를 읽고 비로소 나는 이제 사형론 폐지론자다. 라고 하려는것은 또 아니다.
하지만 이런 우행시 같은 책 열권 쯤 더 읽게 된다면
슬슬 기울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다.
불행은 비 처럼 쏟아집니다...라는 어구로 시작하는 윤수의 블루 노트.
사형을 기다리는 윤수보다도 그의 동생 은수에 나는 너무도 가슴이 아팠다.
내가 맏이라 그런걸까, 형 수업 끝나길 기다리는 동생 같은 이야기만 나오면
내 동생 생각이 난다. 어렸을 적 모습으로 -
3년 터울이 나는 내가 (그때 당시 초등학교 아닌) 국민학교 4학년때
처음으로 동생이 1학년이 되어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다는 흥분에 들떠 같이 손 잡고 학교를 가고
동생은 저학년이라 오전 수업만 하고 일찍 끝나는데도 걸어서 15분도 안되는 그 집에 돌아가는 거리를
같이 가고 싶은 마음에 반에서 숙제를 하면서 기다렸던 그 쪼끄맣고 귀엽던 내 동생에 대한 기억.
가을이면 같이 신발 주머니를 하늘 높이 던져서
집앞 은행나무에서 노오란 나뭇잎 반 은행 반 우수수- 따면서
그 푹신한 낙엽 위에서 강아지랑 셋이 같이 뒹굴던 기억
집 앞 수영장으로 학교만 갔다오면 가방만 집에 던지고는 바로 풍덩 뛰어들어
매일 물개같이 물 안에서 눈 뜨고 수영하며 잠수한다며 수영장 물 밑 바닥에 붙어 살던 기억
누가 물 안에서 물구나무 서기를 잘하나 코를 손으로 부여잡고 내기 하며 깔깔댔던 기억
겨울이면 손 꽁꽁 얼어가며 둘이 신나서 눈덩이 굴렸던 기억
...
내년에 한 학기라도 같이 대학생의 신분으로 학교를 다닌다면
얼마나 또 즐거울까- 생각만 해도 즐겁다.
예쁜 내 동생. :)
.. 사실 뭐 등치가 이젠 산만해서 객관적으로 예쁘다고 하긴 쫌 그렇긴 하지만 ㅋ
여튼
공지영을 다시 보게 되었다.
샘이가 선물 줬던 공지영의 수필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읽고는
아 너무 일부러 쿨하려 하는 사람이야 하면서 고개를 가로 저었었지만
이 우행시라는 소설 한편을 쓰기위해 그녀가 사형수를, 신부님을, 수녀님을, 교도관들을, 봉사자들을
인터뷰했을 시간들을 생각해보고 또 구절 구절마다 유정이라는 인물로 녹아있는 공지영을 보면서
너무나도 맥없이 스르륵 그녀에게 빠져버렸다.
나는 가끔 기발한 발상이 있을지언정
그걸 감히 꿸 능력은 아직 부족하다, 아니 시도도 못한다.
한권의 소설을 내기까지
그 많은 생각들을, 표현들을 그리고 감성들을 모으고 다듬어
치밀한 상상력과 논리를 풀어낸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고 감동적이라고 느껴졌다.
하나 하나 잘 여문 진주를 올올히 튼튼하게 잘 꿴 진주 목걸이처럼.
그래고 확실히 영상으로 눈 앞에 대고 가져다 주는것 보다는
글로 감동 받을 수 있는게 훨씬 크거 같다, 난.
적어도 눈물을 더 흘리게 하는 건 그림보단 글이다.
음.
그래도 이나영 나오는 우행시 영화는 봐야겠다.
보고싶다.
실망해도 괜찮아, 라는 각오로.
welcome to bazzie's !
2007/08/17 03:01 [수정/삭제] [답글]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7/08/17 23:48 [수정/삭제]
앗! 영화는 아직 난 못봤어 ㅠ 영화 어때?
책은 진짜 너무 슬퍼 ㅠㅠ 엉엉엉...
2007/09/02 04:06 [수정/삭제] [답글]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2007/09/02 15:22 [수정/삭제]
you're welc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