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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나무와 춤을.
Posted at
2006/12/29 01:13
// in
journals
// by
Baezzie
통나무가 세로로 세워져있는 상상.
기술 좋은 누군가가 정교하게 안에 흰 살을 쏙 빼낸다면
그 통나무는 더 쓰러지기 쉬워질까.
통나무가 아니고 말랑 말랑한 고무 찰흙으로 만들어진 통나무 모양 figure.
안을 쏵 - 하고 표면 1 cm 만 남기고 다 빼 내어버린다면 그 figure는
삽식간에 흐물흐물흐물 무너져 내리겠지.
나무 그루터기를 그릇마냥 모양을 내어 안을 파내려고 한다면
음. 그루터기는 뿌리를 깊게 깊게 내렸으니까 무너져내리는 대신 꿈쩍도 않고
대신 빗물을 담는 멋쟁이 그릇이 되겠지.
비록 달콤한 빗물에 조금씩 썪어 들어가
고집불통 뿌리를 버리고 자유로운 흙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내 배는 아무래도 고무로 만들어진 모양인지
영 허해 죽겠다.
여엉 허해 죽겠다.
텅빈 내 뱃속에
가스락 가스락거리는 팝콘이라도 한가득 넣는다면
원래 모양처럼 보이진 않겠지만,
조금은 뿔뚝 볼똑 튀어나온데가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너무 텅 비어서
고무냄새 나고 흐물거리는 것보단
예쁘겠다.
...
거기까진 좋아.
좋은데.
팝콘 채워 넣은 고무 figure, 결국엔 늘어지고 들러붙어
나중엔 팝콘도 먹을 수 없는 그저 터진 옥수수 조각으로-
찰흙도 다시 조물 조물해서 뭔가 새로운 모양 찾을 수 있는게 아니라
그저 옥수수껍질 섞인 고무로-
둘이 애틋하고 불쌍하게 굳어져
아름답고 큰 우주의 작은 쓰레기 조각으로 버려져 생을 마감할까봐.
물론 어떻든지간에 새벽에 택시에서 홀로 숨지는 것보단 뭔가 낫겠지만.
요즘들어 부쩍 기우에 심취해 헛소리가 자꾸 삐약 삐약 나오는 고무배는
오늘도 허함을 붙들고
소리없는 울음만
멍 한 눈빛으로 운다
2006/12/29 01:13
2006/12/29 01:13
헛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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